◇ “안타깝네.” 안타깝게도, 이후 이어지는 피터의 실수가 생각보다 별로 없었다. 토니 스타크는 나름 최선을 다해 집요하게, 멍청한 체를 하며, 피터 파커에 대해 온갖 방식의 목소리로 떠들어대며 대량의 낚싯줄을 던져 댔는데. 은근히 걔 신상에 대해 피터는 모를 만한 것을 질문해 보기도 하고.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들에 대해서도 찔러 보기도 하고. 하다못해 ...
◆ 스파이더맨의 일요일은, 생일 전의 휴일답게 즐겁고 무사했다고 하긴 어려웠다. 어딘가 넋이 나간 채로 패트롤을 도는 그를 뉴욕 시민들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으니까. 가장 신기한 현상은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타다가 갑자기 줄을 놓고 땅에 철퍼덕 엎드린 것이라 할 수 있었다. 다행스러운 점은 낮은 3층 건물로부터 뛰어오르다가 떨어진 상황이라 스파이더맨의 ...
◇ “그러니까 우주를 이루는 것은 6가지란 거지.” 토니 스타크는 ‘인피니티 스톤’이니 뭐니 하는 광대한 에너지를 가진 광물들에 대해, 여태까지 접촉한 경험이 있던 스톤들을 활용해 가상의 차트를 만들어 허공에 띄워두었다. 랩 가운데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허공을 바라보며, 그는 턱을 만지작거렸다. “우주를 이루는 것은 시간(타임)과 공간(스페이스)이 x, y...
◆ “메리 크리스마스, 토니.” 이제 정말 졸린 상태에 놓인 피터 파커는 오늘도 토니의 중요한 순간을 같이할 수 있는 영광을 얻었다. 앞으로도 꾸준히 얻을 영광이긴 했지만, 그래도 토니 스타크가 대통령도 구해내고 세계도 구해내고 자기 주변인도 자기 자신도 결국 구해내는 소리를 같이 들을 수 있는 순간은 확실히 극히 드문 순간이다. 마치, 그 고백이 있던 날...
◆ [“피터피터피터피터!”] “그래, 네드네드네드네드?!” [“네가 보내준 우리 사진 진짜 대학생 같다!”] “우리 곧 진짜 대학생 맞거든! 등록금도 벌써 냈거든! 엄청나, 정말!” [“역시 건물 앞에서 사진 찍을 때, 플래시처럼 MIT 박힌 티셔츠를 입지 않으니까 더 자연스러운 거 같아, 그치?!”] “그럼, MIT 박힌 채로 대학교 활보하는 게 오히려 ...
◆ 하지만, 아무리 그래도 주말까지 통화를 멈춰두겠단 이성의 선택이, 시원스레 확정되어 버리진 않았다. 몇 시간 후, 첫 연애 중이던 스파이더맨은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드디어 깨달은 것이다. 보통 첫 연애 시작 직후가 가장 연락이 많을 때고. 아무래도 그래선지 전화조차 없이는 애틋한 감정이 못 버틴단 것을. 그리하여 몇 분에 한 번씩 전화 걸고 싶다는 생지옥...
Ⅱ: 내가 고백을 망친 두 번째 이유 1. “베를린 안 가고 며칠만 더 있으면 좋았을 텐데.” 베네치아의 밤, 피터가 침대 베개에 얼굴을 묻고 웅얼거렸다. “주문 제작이면 더 비싸기야 할 테도, 그래도 토니 줄 건 마련할 수 있었을 텐데.” “돈은 있고?” 양치질하면서 웅얼거리며 네드가 질문해왔다. 피터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. “돈도 없어.” “그럼 ...
“자, 네드. 알다시피 난 토니 스타크가 너무 좋아. 걘 처음 전학 왔을 때부터 너무 멋지고, 아름답고, 잘생겼고, 머리도 Awesome하고, 오, 과학 경시대회에서도 얼마나 활약했고, A.I를 만들고, 체격도 좋고, 그러니까 그냥 모든 게 다 완벽해. 그래서 내가 이번 우리 과학 동아리 유럽 여행에서 내가 세운 계획이 있거든?” 미술실, 방금까지 정체불명...
◆ 빠르게 받은 편은 아니었다. 통화 버튼을 누르고서도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, 연결음이 멈췄다. 상대의 호흡 소리가 들리고서, 피터도 쉽사리 입을 떼진 않았다. 잠시동안 침묵 상태로 둘 다 머무르고 있다가, 결국 말했다. “저, 안녕하세요. 토니.” 그런 엄청난 말을 들은 이후의 첫 통화라 무슨 말로 처음을 끊어야 할지 고민했었는데, 고민의 보람이 없었다...
◆ 짝사랑 전문. 그 이름하야 피터 파커였다. 정확하겐 그렇게 믿어 왔다. 그도 그럴 것이, 모처럼 이뤄질 거 같던 첫 호감 대상의 아버지는 빌런이었다. 다음 상대인 남자는 너무 머나먼 존경스러운 사람이라 고백 자체를 제대로 할 수도 없었고, 하도 레벨도 높아 선을 타는 듯 안 타는 듯 영 속을 알 수 없는 의뭉스러운 사람이었다. 그런 다음 대상은 세상에나...
◆ [“뭐 그런 질문이 다 있어?”] 미래 준비를 위해 결연했던 피터의 의지와 달리, 전화 너머에서는 퍽 힘 빠지는 답변이 들려 왔다. [“죽은 사람과 어떻게 팀 업을 하는데?”] “아.” 아, 그렇구나. 그렇게 들리는구나. [“너네, 으음, 그- 조직? 비슷한 곳은 왜, 링컨하고 팀 맺어서 시빌 워라도 하려나 봐? 아니면 워싱턴이랑 워싱턴 기념탑 수호라도...
“크리스마스가 벌써 이렇게 지나갔다는 게 신기해요.” “왜? 선물이 또 받고 싶어? 여름 말고도 겨울에도 여기로 오고 싶다고 하더니, 별로였나 봐? 어제 눈이 덜 와서 그런가?” 큰 티셔츠 상의에 반바지를 입은 피터가 토스트기에서 식빵을 꺼내 그릇에 하나씩 놓으면서 뒤쪽을 돌아보지 않고 말해 왔다. “그냥, 1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나 짧다는 게 믿기지가 않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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